명제 · ORIGIN
ORIGIN — 오래된 몸, 새로운 병
ORIGIN 은 이 사이트의 글이 전부 딛고 있는 하나의 명제다. 사람의 몸은 수백만 년에 걸쳐 아프리카에서 형성됐고, 오늘 흔한 병의 상당수는 그렇게 만들어진 몸과 지금 환경 사이의 어긋남에서 온다는 것 — 그 어긋남이 벌어지는 자리를 움직임·먹는 것·리듬 세 축으로 읽는다. 명제는 자료로 확인되기 전까지 명제이므로, 여기에는 근거와 함께 한계도 적는다.
ORIGIN 이란 무엇인가?
사람의 몸은 아프리카에서 수백만 년에 걸쳐 형성됐고, 오늘 흔한 병의 상당수는 그렇게 만들어진 몸과 지금 환경 사이의 어긋남에서 온다는 진화의학 명제다. 이상문이 자신의 연구·진료 관점을 부르는 이름이며, 확립된 학설의 명칭이 아니다.
진화의학에서 말하는 불일치(mismatch)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ORIGIN 은 그 개념을 이 사람의 자리에서 쓰는 방식에 붙인 이름이다 — 해부학교실에서 몸의 구조를 다루고, 인류가 그 구조를 얻은 자리를 직접 찾아가 보고, 진료실에서 그 구조가 오늘 어떻게 어긋나는지를 보는 세 가지가 한 사람 안에서 이어질 때 나오는 관점이다.
그래서 이 이름은 주장의 크기를 늘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흩어진 축을 하나로 부르기 위한 것이다. 이름이 붙었다고 검증된 것은 아니다.
왜 「불일치」라고 부르나?
몸이 고장 났다고 보는 대신, 몸은 그대로인데 몸이 놓인 환경이 최근에 크게 바뀌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원인을 몸의 결함이 아니라 몸과 환경 사이의 «간격»에 둔다.
같은 증상을 「약해졌다」로 읽을 때와 「어긋났다」로 읽을 때, 다음에 물어볼 질문이 달라진다. 앞의 읽기는 무엇을 보강할지 묻고, 뒤의 읽기는 무엇이 언제부터 달라졌는지를 먼저 묻는다.
이 사이트의 글이 증상마다 「인류사에서 이것은 언제부터 흔해졌나」를 묻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 질문이 늘 답을 주지는 않지만, 적어도 원인을 개인의 부실함으로 돌리는 데서 한 발 물러서게 한다.
어긋남은 어디서 벌어지나?
크게 셋이다 — 움직임, 먹는 것, 리듬. 이 사이트의 열한 편은 그 세 축이 몸의 구조·자율신경· 인지에서 각각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나누어 다룬다.
움직임 — 서서 걷고 멀리 보도록 자리 잡은 구조가 앉아서 가까이 보는 시간에 놓인다. 거북목 · 자세 · 보행 · 호흡 이 그 축이다.
리듬 — 빛과 어둠, 활동과 회복이 갈리던 하루가 조명과 화면으로 이어진다. 자율신경 · 공황 · 불안 · 불면 이 그 축이다.
먹는 것과 자극 — 무엇을 먹는가는 장을 통해 뇌에 닿고, 자극의 밀도는 주의의 길이를 바꾼다. 집중력·ADHD · 장뇌축 · 치매·경도인지장애 가 그 축이다.
왜 한의사가 진화를 말하나?
해부학이 두 축을 잇기 때문이다. 몸의 구조를 읽는 일과 그 구조가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묻는 일은 원래 하나의 질문이고, 세명대학교 한의과대학 해부학교실에서 그 둘을 함께 다룬다.
구조를 다루는 사람에게 「왜 이렇게 생겼는가」는 피할 수 없는 질문이다. 그 답은 대체로 그 구조가 만들어진 시간 속에 있다. 해부학에서 진화로 넘어가는 길은 우회로가 아니라 같은 길의 다음 구간이다.
한의학 쪽에서 보면 방향이 하나 더 있다. 오래 쓰여 온 처방이 왜 듣는지는 「오래 쓰였다」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성분과 표적을 잇는 네트워크약리 데이터로 확인하는 일이 남고, 그것이 연구 축의 다른 절반이다.
왜 탄자니아이고, 왜 올두바이인가?
인류가 처음 도구를 만들고 두 발로 걸었던 자리이기 때문이다. 2025년에 탄자니아 올두바이 협곡(Olduvai Gorge)을 직접 다녀왔고, 그 뒤로 현지 연구자와 학술 교류를 이어 가고 있다.
몸이 형성된 자리를 관심의 한가운데에 두면, 그 자리의 식이와 약용식물이 자연히 따라온다. 올두바이 협곡의 고생물학자 Dr. Agness Gidna 와는 학술 교류를, 약용식물화학을 연구하는 Prof. Hamisi Malebo 와는 전통 약용식물 공동연구를 논의하고 있다. 연구자 개인 사이의 교류이며 기관 간 협약이 아니다.
동아프리카 출신 연구자들이 현지에서 연구를 계속할 수 있게 하는 리키재단(The Leakey Foundation)의 Francis H. Brown African Scholarship 을 후원한다. 진화를 말하는 근거가 책상 위에만 있지 않다는 것이 이 사이트의 전제다.
이 명제의 한계는 무엇인가?
진화의학은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들기 쉬운 분야다. 지금 관찰되는 것과 과거에 일어난 일을 잇는 설명은 대개 검증하기 어렵고, 그럴듯함은 근거가 아니다. ORIGIN 은 검증 대상인 명제이지 확립된 정설이 아니다.
그래서 이 사이트는 세 가지를 지키려 한다. 상관과 인과를 구분해 적는 것, 가설은 가설이라고 적는 것, 확인된 것과 확인되지 않은 것을 나누어 쓰는 것이다.
오래 쓰였다는 사실도 마찬가지다. 전통적 사용은 과학적 검증이 아니며, 검증은 전통이 아니라 지금 연구자의 몫이다. 이 명제가 쓸모 있으려면 반증 가능한 질문으로 쪼개져야 하고, 그 일이 남아 있다.